수술후 한달
오늘은 수술을 받은 지 꼭 한 달이 되는 날이다. 충남대병원에서 난소 제거 수술을 받고 한 달 동안 지내온 내 몸과 마음을 스스로 진단해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피곤함’이다. 하루하루가 무겁게 느껴지고, 아주 작은 일에도 쉽게 피로가 몰려온다.
주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갱년기 증상으로 피곤함과 무기력이 찾아온다고들 한다. 그런데 내 경우는 그 영향인지, 아니면 수술 후유증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다만 분명한 건, 지금은 몸 어느 곳 하나 편안하지 않은 곳이 없고, 살아가는 일이 예전보다 훨씬 더 힘겹게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이제야 알겠다. 사람들이 왜 ‘살기 위해 운동을 한다’고 말하는지. 예전에는 그냥 좋은 말쯤으로 들렸는데, 지금은 그 말이 뼈에 와 닿는다. 아프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절박함이 생겼다. 그래서 그동안 소홀히 하던 영양제도 빠뜨리지 않고 챙겨 먹고 있다. 비타민, 오메가3, 유산균… 종류는 많지만, 어쨌든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작은 방패라 생각하며 성실히 삼킨다.
또 하나의 변화는 운동이다. 어제부터 집 근처 운동장을 걸었다. 아직은 천천히 걷기뿐이지만, 그것조차도 내겐 새로운 시도다. 땀이 나고 심장이 뛰는 그 순간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앞으로는 조금씩 강도를 높이고 싶다. 숨이 차더라도, 다리가 무겁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면 그만큼 내 삶이 단단해질 거라 믿는다.
다만 나에게 또 다른 이슈는 ‘켈로이드’다. 나는 원래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두껍게 흉터가 남는 체질이다. 지금은 큰 문제 없이 지나가고 있지만, 앞으로 흉터가 어떻게 변할지 늘 마음 한켠이 불안하다. 혹여 붉게 올라오고 단단해지지는 않을까, 혹은 통증까지 동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가끔씩 스친다. 부디 이번만큼은 별탈 없이 지나가기를 바란다.
수술 후 한 달, 나는 여전히 회복의 길 위에 있다. 하지만 확실히 느낀 건, 이제는 내 몸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작은 걸음이라도 내일을 위해 내딛어야 하고, 오늘의 피곤함도 결국은 살아있다는 증거라는 것. 오늘도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아프지 않고 살아내자. 그리고 조금씩이라도 다시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