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그리고 &
병실에 올라온 뒤에는 회복실에서보다 통증이 많이 가라앉았다. 자가조절 진통제를 쓰면 필요할 때마다 버튼으로 추가 진통을 조절할 수 있었지만, 저에게는 그게 오히려 약간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이라 굳이 안 써도 참을 만한 정도였다. 통증을 10점 만점으로 하면 회복실에서는 6 정도였다가 병실에 오니 5 정도로 줄었고, 가만히 누워 있으면 충분히 참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다만 오래 누워 있으니 허리가 배겨서 몸을 살짝 움직일 때 수술 부위에 약간 통증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소변줄이 있어서 화장실 갈 필요 없이 편했지만, 물도 못 마시고 목이 마른 게 수술 부위 통증보다 더 힘들었다는... 그렇게 이것저것 처치받고 검사하면서 하루가 지나갔다.
밤잠을 설쳤다. 옆에 계시던 분이 뒤척이다 보니 나까지 예민해져서 깊게 잠을 못자고 계속 깼던거 같다. 푹 자기만을 바랬는데...
병원의 아침은 정말 일찍 시작한다. 5시가 되면 간호사 분들이 혈압을 재고 등등 여러가지 처치를 시작한다. 물론 간호 병동이고, 밤새 나도 모르는 처치를 하시고 가시긴 했다. 그 덕에 계속 깼으니까...여하튼 참 힘든 일이긴 하다. 그래도 간호 병동은 정말 병원의 혁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난번 엄마 입원했을때 보호자로서도 느꼈지만 환자로서도 참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면서도 제대로된 간병과 휴식, 관리까지 여러모로 좋은 제도인것 같다.
암튼 새로운 날의 시작이다. 소변줄을 뽑았고, 물을 먹을 수 있어서 넘 좋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목마름, 갈증이 하루는 간것 같다. 많은 양의 물을 마셔도 금방 몸이 탔는데 그 갈증이 하루는 간 것 같다. 그 덕분인줄 소변줄을 빼고 나면 화장실 가는 일이 힘들다 했는데 별 무리 없이 다 잘 지나 간 것 같다. 오늘의 숙제는 가스 배출이다. 수술전 금식부터 먹은게 없어서인지 속은 복강경 수술을 했음에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수술전 여러 후기들을 보면 운동을 해야한다고 해서 아침 일찍 병동을 한바퀴를 돌았다. 배가 땡기기는 했으나 할만 했다. 머릿속엔 느껴지는 통증보다 그저 가스를 배출해야 한다는 의지만 가득...
하루가 꼬박 지나도록 가스가 나오지 않아서 걱정이었다. 점심때 서방에 의해 스파르타식으로 병동 산책을 땀이 살짝 날정도로 했는데도 나오지 않았는데....밥까지 기다려보고 좌약을 넣어준다는 간호사의 말에 걱정이 태산이었다.
머리가 근질근질하여 어젯밤 신청을 하고 머리 감으러 갔다. 고개를 숙이면서 몸을 앞으로 약간 숙이게 되어 좀 불편했으나 심봤다. 이게 무슨일이야 가스가 피식하고 나오는게 아닌가...아!!! 오늘도 나는 살았다.
수술 다음날... 통증은 어제보다 한결 나았다. 자세를 바꿀때만 아팠지. 가만히 있을땐 괜찮았다. 내가 곰인가...아님...
나의 수술은 내가 생각한것보다 더 큰 수술이었다. 오른쪽 난소와 나팔관, 왼쪽 나팔관 그리고 자궁 근종은 무려 6개나 제거했다고 한다. 수술은 깔끔히 잘 되었다고 한다. 조직 검사는 퇴원 후 외래 올때 그 결과가 나오지만 외관상으로는 걱정안해도 된다고 주치의 선생님께서 말씀 하셨다. 오른쪽 허리가 늘 우직하게 아팠는데 그 이유가 난소의 혹 때문이냐고 병원에 갈때마다 물었을때 의사 샘들은 아니라고 했지만 내 느낌적 느낌은 지금은 허리가 아프지 않다는거... 어째튼 생애 첫 입원, 생애 첫 시술이 아닌 수술...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다.